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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아르바이트: 환자 앞에서는 정숙하세요!
 메테오시티의 테러 사건,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누구보다도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을 고르자면 단연 그 빌딩에 감금당했던 이 캠프의 트레이너들이겠지만……. 그럼에도 부탁을 받았으니, 포켓몬센터의 일을 돕기 위해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쪽은. 최소한 테러 사건에 휘말린 포켓몬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 생각하자면 사정이 나은 편일지도 모르지…….  “자, 트레이너분들. 파트너가 다쳐서 놀라신 건 알겠지만, 침착히 기다리시는 편이 포켓몬닥터가 집중해서 여러분의 파트너를 치료하기에도 좋겠죠?”  마치 예전에, 키우미집에서 토게피들을 돌봐주었던 기억이 난다. 어째 그때만큼이나 부드럽고, 상냥한 어조로 대해야 하는 게……. 긴장해서 날뛰는 트레이너는 고도로 발달한 베이비 포켓몬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며, 빈카는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했다. 네, 소형 포켓몬은 이쪽에서 안내해 드릴게요. 아, 그 아이들은 저쪽에서 도움을 받으시면 될 것 같아요. 아……, 아까 들어갔다고요? 그럼,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한 번 확인해 드릴게요.  그렇게 많은 트레이너를 상대하다 보면, 간혹 이런 해프닝도 있는 법.  “어, 그쪽. SNS에서 봤는데! 콘테스트 나왔던 사람 맞죠?”  “네, 네? 맞아요, 페어리 윙크! 제 무대를 봐주신 분인가요?”  그런 식으로, 새삼 자신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고야 마는 것이다. 사인해 드릴까요? 사진 찍어주세요! 그런 요구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트레이너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가 싶었고……. 예기치 않았던 세미-팬미팅이 진행되어 버린 것이다. 뭐, 빈카의 입장에서는 그게 꼭 싫거나 나쁜 건 아니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도 괜찮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