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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아르바이트: 상처입은 도토링들을 도와줘!
 정말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나는 그 애들을 보면서도 남들만큼의 죄책감을 느끼진 못했던 것 같다. 아마 내 손으로 그 애들을 그 인간들한테 넘겨준 건 아니라서 그랬을지도. ……하지만 이건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알고 있다. 만일 ‘그때’ 도토링을 포획한 게 ‘나’였다면? 지금과 같은 감정이었을까?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런 가정만으로도 어쩐지 속이 좋지 않아 삣삐를 끌어안았다.  여기에 가해자는 없다.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 자리에 없을 뿐이다.  피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만이 여기에 남아 있다.  우리는 다시 서로를 보며 상처입는다. 그건 우리의 잘못이었을까?  아니. 나는 속삭이듯 말했다.  길을 가다 죽어가는 사람을 구해줬는데, 그 사람이 사실은 강력 범죄자였다고 하면 그것은 내 죄가 되는가? 아마 그 답 역시 아니, 겠지. 인간의 선함에는 죄가 없다. 타인을 돕고자 했던 마음에는 죄가 없다. 그러니 내가 가져야 하는 마음은 죄책감이 아니라……. 분노가 아닐까. 그러니 나는 그 애들을 보며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건 안 된다. 나쁜 건 그 자식들이다. 나는 예지 능력이 없다. 지켜줄 수 없었던 게 당연하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나는 사과하지 않을 테지만, 그 애들은 사과를 들어야 한다.  그럼, 누구에게서 들어야 할지는 정해져 있지 않을까.  “이쪽 도토링들을 도와 주시면 됩니다.”  도토링 여럿을 데리고 온 포켓몬 레인저에게 알겠어요, 꾸벅 인사를 하고 나면 그는 돌아갔다. 아마 다른 도토링이라거나, 그 테러범을 찾는 일이라거나……. 아무튼 바쁜 거겠지. 삣삐를 끌어안았던 두 팔의 힘을 느슨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삣삐는 내 품을 떠났다. 삐! 이제 해야지, 하고 말하는 듯한 그 울음소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애들의 상처를 바라봤다. 손으로 가볍게 쓸어보기도 하고, 많이 아프니? 물어보기도 했다. 이 애들은 이 상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괴로움? 쓰라림? 배신감? 분노? 날 보면서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내 마음을 너희는 느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