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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두근두근 포켓몬의 알: My little...
 ─ 안녕, 포닛치.  ─ 얼마 전까지는 에삐가 아니었냐고? 음, 그것도 네 이름이긴 했는데……. 네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새로운 이름을 주고 싶었어. 네가 그 이름을 마음에 들어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말이야. 기왕이면 마음에 들었다면 좋겠네. 일단 다른 애들은 OK 사인을 준 것 같은데 말이야. 내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네가 날 찾아온 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물론!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알아. 그냥,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위로가 되더라고. 네 고향은 비록 플로레가 되겠지만, 나는 너를 보며 동질감을 느낄지도 몰라. 포닛치, 너는 플로레의 풍경을 보며 자라겠지? 네게 있어서는 가라르가 더 낯선 곳이 될 거야. 어쩌면 우리는 반대의 입장일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나는…… 네가 어디서든 외롭지 않게 함께할게.  숙소의 침대에 앉아서는 품에 알을 꼭 끌어안고 빈카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알에 제 이마를 가져다 대면, 조금 서늘한 알의 감촉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거 알아, 포닛치? 가라르가 아닌 다른 곳의 포니타는 불꽃 타입이래. 빈카는 자신이 지금껏 봤던 포니타를 떠올렸다. 루미너스메이즈숲에서 몇 번 마주친 적 있는 야생의 포니타들. 너도 그렇게 생겼을까?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리며 빈카의 이마는 여전히 알에 닿아 있는 상태였다.  ─ 나도 냐오삐도, 삣삐도, 그리고…… 플라비도. 다 너를 기다려, 포닛치. 물론 천천히 와 줘도 괜찮아. 그래도, 기왕이면 빨리 만나고 싶은 건 욕심이려나.  그 후로도 한참이나 일방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알 속의 포켓몬에게 그 이야기가 모두 전해졌을까? 그것조차 결국은 알을 깨고 나와야 알 수 있는 나중의 이야기. 심지어 빈카는 영영 모를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 그럼에도 빈카는 그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자신에 관한 소개부터 다른 포켓몬의 소개, 지금까지 플로레 지방을 돌아다니며 느낀 점, 가라르 지방에서 겪었던 여러 이야기……. 적당히만 하고 공용 거실로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니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도 그럴 게, 따지자면 빈카에게는 이 아기 포켓몬이 첫 동생인 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