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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Report 6
 드디어 메테오시티였다. 빈카가 가장 흥미를 느꼈던 도시였으며, 캠프 멤버들과 ‘메테오시티에 가면……!’ 하고 가장 많은 약속을 나누었던 곳, 두 번째 콘테스트의 스테이지가 있는 곳이자, 플로레 지방의 유행을 선도하는 대도시인 메테오시티. 특히나 일주일 동안 포켓몬의 몸으로 지냈던 직후인지라 더욱 대도시의 분위기가 새롭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빈카는 그만큼 들떠서 온갖 약속을 해치우기도 하고, 평소보다 더 신나게 쇼핑을 즐기기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이는 불가항력이었다. 정말.  “으으음, 역시 좀 과한가…….”  콘테스트를 대비하여 구매한 의상이 두어 벌, 개인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고려하여 구매한 의상이 두어 벌, 그냥 취향이라 구매한 의상이 또 두어 벌……. 그 외에도 캠프 멤버들과 함께 쇼핑하며 구매한 옷을 고려하자면 ‘혹시 여기에서 살림을 차리려는 건가?’ 하는 시선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터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날이 따뜻해지는 만큼 옷의 두께가 얇아지기에, 두터운 봄옷을 보내고 난 캐리어는 꽤 휑했다. 옷을 수용할 수는 있었다. 일부 옷은 꺼내 입기 위해서 한 번씩 다려줘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어쨌든 수납이 되면 그걸로 오케이가 아니겠는가?  다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의상을 구매한다는 건, 그에 걸맞는 장신구와 신발을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프릴이 가득한 하얀 원피스를 사 놓고는 가진 신발이 투박한 군화밖에 없다면 그거야말로 미스매치가 아니겠는가! 물론, 그 하얀 원피스 위에 검은 가죽 라이더 자켓 같은 것을 입는다면 아주 미스매치도 아닐 것이고, 때로는 일부러 만들어낸 미스매치가 코디의 완성이 되기도 하는 법이라지만. 코디 선택의 폭은 넓을수록 더 좋은 게 아닌가? ─이는 그저 빈카 페리의 개인적인 취향임을 미리 밝힌다─  그런 이유로, 빈카에게 있어 메테오시티에서 주어진 멋진 쇼핑 시간은,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임과 동시에 괴로운 시간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사고 싶은 옷은 차고도 넘치며, 장신구나 소품까지 더하자면 정말 여기에 집을 구해야 할 판이었던지라. 엄선한 의상 몇 벌, 장신구 몇 개를 제외하고서는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는 눈물의 시간이었으므로…….  ……. 옆에서 트레이너를 지켜보는 파트너, 냐오삐의 시선이 웬 바보를 하나 보는 것처럼 차가워질 때도 간혹 있었지만. 그건 적당히 넘어가도록 할까!  “이 정도면, 여행 중이어도 OOTD 게시글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겠는데…….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다 입을 수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