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사나운버섯’이라고 했죠? 버섯이라고 하면 역시 풀인가…….”
“글쎄. 그보다 네가 배틀하는 건 친선전을 빼면 처음 보네.”
“후후……. 콘테스트도 일종의 배틀이었으니까요! 어쨌든 나도 엘리트니까, 힘을 내는 모습을 보여줄게요.”
에나비브리지 인근의 폭포구역, 동굴에서 마주한 ‘사나운버섯’은 이름만 버섯이지 어쩐지 녹조가 가득 자라서는 축축해 보이는 인상을 하고 있었다. 으, 축축해 보여……. 빈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세라피나가 작게 웃었을까. 집중해야지, 하는 말 후에는 진지한 낯으로 자신의 부스터, 하나비를 부르는 세라피나였다. 그 모습을 본 빈카는 알로라의 나인테일, 에틸을 불렀다.
“에틸! 배틀은 처음이겠지만, 잘 부탁해? 너라면 잘할 수 있어!”
자, 그럼 어떻게 공략해야 좋을까. 처음 만나는 포켓몬과 맞서 싸우는 건 아주 오래 전의 첫 여행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파트너 포켓몬만 믿고 지시를 내리던, 어린 날의 기억.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자면 어쩐지 설레는 기분도 들었다. 헤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기고, 더는 어릴 때처럼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기 어려워진 지금의 나이에…… 그때와 같은 경험을 한다는 건 아주 가슴 떨리는 일이지 않은가!
게다가 어린 날과 달리 제 곁에는 파트너 포켓몬뿐만 아니라 트레이너 친구인 세라피나 역시 함께하고 있지 않은가. 그 어린 과거의 빈카가 들었다면 아주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구나, 말해줄 법한 경험이 되리라.
처음 이 의뢰를 함께하기로 결정했던 건, 아직 배틀 경험이 없는 에틸에게 경험도 쌓아주고 보수도 콘테스트 준비를 위해 필요할 것 같아서, 였는데. 막상 눈앞에 배틀을 마주하니 즐거움이 더 앞선다. 그래, 이런 걸 보면 난 역시 트레이너인 거겠지.
“그럼, 이쪽에서는……. 에틸, 냉동빔으로 시작하자!”
자, 그럼 즐거운 승부를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