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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아르바이트: 소중하게 대해 줘! 거대한 코리갑?
 “흐음……. 그러니까 저 친구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뜻이죠?”  빈카는 한참이나 거대 코리갑을 쳐다봤다. 일반적인 코리갑의 두 배 정도 사이즈인가……. 거대하다고는 하지만 다이맥스에 비할 바는 못 되네, 가벼운 생각을 하면서 게인의 손 위에 방울을 하나 톡, 올려주었다. 이게 뭔데? 뭐긴요, 방울이죠. 이걸 어쩌라고. 방울은 흔들어야죠? 내가? 네, 게인 씨가. 물론 저도 흔들 거니까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고요! 하…… 별 쓸데없는 짓을. 글쎄요, 그건 두고봐야 아는 거 아니겠어요?  빈카는 엣헴, 두고 보라는 듯 헛기침을 하더니 제 손목에 리본으로 방울을 고정해 두고 몬스터볼을 꺼내 들었다.  “브릴리, 그리고 에틸! 너희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브릴리, 치유파동. 에틸, 이상한빛! 혹시나 저 짱큰 코리갑이 아프면 안 되니까 타이밍을 잘 보고 부탁할게! 내가…… 최대한 빨리 진정시켜 볼 테니까!”  “그걸 정말 전략이랍시고 짜둔 거냐.”  “그럼요, 어쨌든 성공만 하면 확률은 100%, 그럼 제 전략 성공률도 100%가 아니겠어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의 게인을 무시한 빈카는, 손목에 고정해 둔 방울이 잘 딸랑거리는지 확인한 후 규칙적으로 응원하듯 팔을 흔들기 시작했다. 손에 응원용 수술을 얹어주면 딱일 것 같은 그 자세로, 열 번 정도 팔이 앞뒤로 왕복하는 동안에도 게인의 방울이 울리지 않으면 새침한 낯으로 그를 쳐다보고는, 안 할 거면 기라솔 씨한테 이를 거예요? 하고 으름장을 놓는 게 아니던가. 아니면 게인 씨 손목에도 저처럼 묶어드려요? 하고 친절히 되물었으나 질린 낯의 게인은 혀를 한 번 찰 뿐. 몇 번의 방울 소리 이후로는 게인의 방울 역시 딸랑딸랑, 규칙적인 소리를 내기 시작했을까.  두 포켓몬의 노력과 두 트레이너의 응원 및 진정이 이어지는 사이…… 아무래도 적막을 견디기 힘들었던 빈카는 몇 번이나 게인에게 말을 걸었지만, 짧은 답만이 돌아오면 빈카 역시 포기하고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에 맞춰 노래나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야, 가만히 있으면…… 이쪽이 잠들어버릴 것 같은 고요함이라……. 어쩌면 코리갑과의 싸움이 아니라 스스로와의 싸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쿵, 코리갑이 진정하다 못해 잠에 빠진 건지 그대로 땅으로 몸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거 봐요, 내가 두고봐야 한다고 했죠!”  “……쳇.”